고금리+비과세 혜택?…‘삼바채권’에 몰리는 개인 투자자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글로벌 고금리 자산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브라질 국채에 대거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삼바채권’으로 불리는 브라질 채권은 연 10% 이상의 고금리를 제공하고, 이자소득세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는 점에서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정치적 불안과 미국과의 외교 갈등, 높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해당 채권은 ‘고수익-고위험’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관세 리스크가 만든 기회…브라질 국채 가격 하락에 개인 투자 몰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브라질 국채를 약 608만 달러(한화 약 84억 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순매수액을 불과 13거래일 만에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특히 6월 한 달간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하면서 이자수익 기대와 금리 인하 전망이 겹쳐 4155만 달러 규모의 역대급 순매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개인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7월 초 지급된 이자 외에도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 고율 관세를 언급하며 브라질과의 무역 긴장을 예고한 점이 큽니다. 이 영향으로 채권 금리는 급등하고 가격은 하락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는 7월 초 13.4%까지 금리가 하락했다가 최근 14% 수준까지 반등하면서 가격 매력이 커졌습니다. 연 14%에 가까운 금리에 세금도 붙지 않으니, 자산가들에게는 ‘노세금 고수익’이라는 희소성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몫
브라질 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배경 중 하나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브라질은 지난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4.5%포인트나 인상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인하 사이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장기 보유 시 채권 가격이 상승할 여지를 남기는 것으로, 수익률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브라질 현지 채권 투자 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높은 이자율과 함께 절세 효과까지 더해져 최근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위험도 변수…정치 불확실성과 환차손 리스크
다만 브라질 국채는 고수익 상품이지만, 국가 신용등급이 여전히 ‘투기등급’이라는 점에서 고위험 상품임은 분명합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라질의 전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정치적 긴장을 자극하면서 미국과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외교적 충돌은 향후 관세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정치 불확실성이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투자자들은 환차손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다시 헤알화로 환전해야 하므로,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미국 국채·한국 국채도 순매수세 지속
한편 국내 투자자들은 브라질뿐 아니라 미국 국채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7월 1일부터 17일까지 약 5억6천만 달러가 미국 국채로 유입되었으며, 이는 이미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전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준 자산으로서의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는 여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 국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은 약 6조2000억 원의 국고채를 순매수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최근 장기물 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 및 기관도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리: 기회일까, 위험일까?
브라질 국채는 고금리와 절세 혜택이라는 매력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환율 리스크라는 분명한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고수익을 기대할수록 리스크도 커지는 법입니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는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분산 투자 전략’이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삼바채권이 황금빛 기회가 될지, 뜨거운 감자가 될지는 투자자의 판단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